동묘 벼룩시장
종로구 숭인동 동관왕묘 담장을 따라 약 303m 노점 거리가 이어지는 서울 최대 규모의 중고·구제 시장이다. 1980년대 만물상에서 출발해 2013년 무한도전 방영 이후 전국구 명소가 됐고, 지금은 1,000원짜리 구제 옷을 찾는 10대부터 70대, 외국인 관광객까지 뒤섞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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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1년 관우를 위해 세운 사당, 동관왕묘
동묘 벼룩시장이라는 이름은 시장 옆에 서 있는 사당 동관왕묘, 즉 중국 촉한의 장군인 관우에게 제사지내는 묘에서 나왔다. 임진왜란 때 조선과 명나라가 왜군을 물리치게 된 까닭이 관우 장군의 덕이라 여겨져 명나라 왕이 직접 쓴 액자를 보내오면서 공사가 이루어졌고, 선조 32년(1599)에 짓기 시작해 2년 뒤인 1601년에 완성되었다. 1963년 국가 보물로 지정되었다. 건물 안에는 관우의 목조상과 친족인 관평·주창 등 4명의 상이 함께 모셔져 있고, 앞면 5칸·옆면 6칸에 지붕이 T자형을 이루는 독특한 구조다.
동묘는 '동관왕묘'를 줄인 말이며, 삼국지에 나오는 장군 관우를 신으로 모시는 사당이다. 지금의 시장은 이 담장 세 면을 둘러싸고 형성되어 있어, 사당과 상권이 물리적으로 하나의 공간을 이룬다는 점이 다른 서울 재래시장과 다른 지점이다.
정순왕후의 시녀들이 열었다는 '여인시장'에서 1980년대 만물상까지
동묘 앞 600여 개의 좌판이 모여 형성된 지금의 동묘 벼룩시장은 그 터의 역사를 조선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설명하는 시각도 있다. 본래 채소시장이었던 이 자리는 단종의 강등으로 궁에서 쫓겨난 정순왕후 송씨를 돕기 위해 시녀들이 거리에서 채소를 팔면서 시작됐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노점을 하는 여인들이 늘며 '여인시장'이라고도 불렸고, 일제강점기에도 시장 기능을 이어가다 1980년대부터 중고품 만물상들이 모여들며 본격적인 상권이 형성됐다.
같은 시기 청계천 건너 황학동 쪽 사정도 비슷했다. 한국전쟁 이후 청계천변 황학동에 사람들이 모여 노점 장사를 시작했고, 점차 골동품 시장으로 진화했다. 
청계천 복원과 DDP 건설이 만든 지금의 동관왕묘 담장 노점
2003년 청계천 복원공사가 진행되며 황학동 벼룩시장 일대에 대대적인 노점단속이 있었고 많은 노점이 철거되었다. 2004년 서울시는 동대문운동장 안에 시장을 개장해 황학동 벼룩시장 노점상들을 흡수했다. 이후 동대문운동장마저 사라지면서 두 번째 이동이 일어난다. 국가유산 근처 허름한 골목길이 벼룩시장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건 2010년대 초로, DDP 건설과 동대문운동장 철거의 영향을 받았다. 운동장 부지에서 장사하던 만물상들이 서울시가 마련한 황학동 서울풍물시장으로 옮겨갔는데, 상설시장에 들어가지 않은 셀러들이 동관왕묘 담벼락 근처에 노점 좌판을 깔고 중고품을 팔기 시작한 것이다.
이렇게 동묘로 흘러들어온 셀러들은 예나 지금이나 주로 의류나 가방, 신발 등을 다루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 담장을 따라 늘어선 노점의 품목 구성은 이 시기에 만들어진 셈이다.
2013년 무한도전, 2018년 키코 코스타디노프의 "세계 최고의 거리"
2013년 가수 G드래곤이 MBC 예능 '무한도전'을 통해 동묘를 방문한 뒤 여러 방송사가 앞다퉈 이곳을 찾으면서 시장은 전국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 방영을 계기로 동묘 벼룩시장은 폭넓은 연령대가 즐겨 찾는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8년에는 해외 패션 디자이너 키코 코스타디노프가 동묘시장에 들른 뒤 "세계 최고의 거리"라며 이곳을 드나드는 노인들의 옷차림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지금 동묘구제시장은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찾는 곳이 됐다. 이른바 '힙스터'들은 빈티지 패션의 매력에 저렴한 구제 옷을 사러 오고, 레트로 열풍을 타고 워크맨이나 필름 카메라, 초기 디지털 카메라를 구하러 오는 젊은 세대도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동묘앞역 3번 출구 61m, 그러나 노점은 303m 이어진다
시장 주소는 서울 종로구 난계로 243(숭인동)이며, 지하철 1·6호선 동묘앞역 3번 출구에서 61m 거리에 있다. 도로명 주소 기준 위치이며, 실제로 좌판이 펼쳐지는 구간은 이보다 훨씬 길다. 2024년 서울시 감사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종로구청이 관리해야 할 도로는 전 구간 303m, 양측에 걸쳐 있다. 
종로구청 교통행정과는 더 나은 보행 환경과 쾌적한 관광을 위해 2016년 10월부터 '차 없는 거리'를 시행 중이며, 차량 운행량보다 보행량이 압도적으로 많은 이 지역의 특성상 주말과 공휴일 낮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차량 통행을 막고 있다. 이 시간대에는 도로 한복판까지 좌판과 인파가 채워지므로 유모차나 휠체어로 이동하려면 평일 오전을 택하는 편이 수월하다.
평일 오후, 주말 종일 — '연중무휴'의 실제 의미
서울시 공식 자료는 동묘구제시장의 운영시간을 '연중무휴'라고 안내한다. 다만 매일 같은 규모로 열리는 것은 아니다. 250여 명의 노점상이 매대를 펼치는 휴일 오후가 쇼핑하기에 가장 좋은 타이밍이며, 평일은 부분적으로만 열리고 주말은 종일 장이 선다. 평일에는 상설 가게와 몇몇 노점상만 영업하고, 주말에는 입점 가게는 물론 노점 판매가 성행해 이용자가 평일보다 많다.
지하철 1·6호선 동묘앞역 3번 출구에서 5분 거리라는 안내와 61m라는 안내가 함께 쓰이는데, 이는 출구 바로 앞 초입과 노점이 밀집한 중심가 사이의 차이로 보면 된다. 처음 방문한다면 오전보다는 정오 무렵부터 상인들이 매대를 채우기 시작해 오후에 가장 붐빈다는 점을 감안해 동선을 짜는 편이 좋다.
1,000원부터 10만원까지, 구제 옷 가격은 이렇게 매겨진다
상인들은 주로 아파트단지 재활용품 수거함에 모인 옷가지를 1년 단위로 계약해 1㎏에 250~300원에 사 오며, 옷 가격은 대부분 1,000원 정도이지만 모피나 가죽 등은 1만원대, 명품은 10만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지방에서도 알뜰족들이 찾아오고, 인터넷 쇼핑몰 운영자들이 대량 구매를 해 가기도 한다.
골동품과 잡화 쪽은 흥정의 폭이 더 크다. 

볼거리는 넘치는데 먹거리는 부족하다는 상인회장의 말
단돈 1,000원에 맛볼 수 있는 옛날 토스트와 잔 막걸리, 3,000원짜리 고기튀김과 비빔국수, 5,000원이면 충분한 칼칼한 동태찌개가 시장의 대표 먹거리로 꼽힌다. 
다만 시장을 대표하는 상인 단체는 이 부분을 약점으로 짚는다. 상인회 고재방 회장은 시장이 지금보다 더 사랑받으려면 먹거리 활성화와 편의시설 확충이 절실하다며, 볼거리에 비해 먹거리가 적은 편이라 더 다양한 음식점이 들어와야 하고 주차시설과 공중화장실 같은 편의시설도 꼭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처음 오는 여행자라면 편의점이나 화장실 위치를 미리 지도로 확인해 두는 편이 낫다.
2024년 서울시 감사, 좌판은 언제까지 이 자리에 있을까
동묘 벼룩시장의 노점은 법적으로 불안정한 위치에 있다. '힙'한 노점 거리지만 상인들의 표정이 어두운 것은 서울시가 관할 지자체인 종로구청에 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고, 도로를 점유한 노점은 불법 소지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2024년 5월 서울시 감사위원회가 발표한 '도로무단점유 등 위반 건축물 관리 실태 감사 결과'는 종로구청이 도로 전 구간 303m 양측의 보도·차도 점유에 대해 단속과 행정조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곧바로 철거가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동묘시장 인근 주민은 값싸고 트렌디한 물건을 고르는 재미가 이 지역을 차별화하는 요소이며, 노점을 다 밀어버리면 도시 미관은 깨끗해질지 몰라도 사람들이 여기 오는 이유 자체가 사라져 버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종로구청도 관광 명소로서의 가치와 단속 사이에서 결정을 미루고 있어, 노점의 구성과 규모는 방문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청계천 헌책방거리부터 서울풍물시장까지, 반나절 동선
벼룩시장에서 도보 15분 거리에는 동대문 문구·완구시장, 서울풍물시장, 동대문종합시장이 있고, 보물로 지정된 흥인지문과 흥인지문공원에서 이어지는 한양도성길도 즐길 거리로 꼽힌다.
신설동 풍물시장이라고도 불리는 서울풍물시장은 동묘 벼룩시장과 함께 짝꿍처럼 소개되는 경우가 많다. 청계천을 따라 걸으면 헌책방 거리와도 이어지므로, 오전에 동묘에서 구제 쇼핑을 하고 오후에 청계천을 따라 동대문 디자인플라자(DDP) 쪽으로 걸어 내려가는 동선이 자주 추천된다.
이런 사람에게는 맞지 않는다
동묘 벼룩시장은 정찰제 쇼핑몰이 아니다. 옷은 세탁 상태와 보관 환경을 예측하기 어려운 채로 산더미처럼 쌓여 팔리는 구조라, 바닥에 옷을 산더미처럼 쌓아두고 판매하는 모습 자체가 이 시장의 상징이 됐을 정도다. 위생과 반품 정책에 예민한 사람, 짧은 시간에 효율적으로 쇼핑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피곤한 경험이 될 수 있다.
또한 주름이 엿보이는 어르신들부터 카고바지를 입은 20~30대, 외국인까지 뒤섞여 정오 무렵부터 골목이 붐비므로, 인파와 좁은 통로를 싫어하는 사람이나 한국어 흥정이 부담스러운 사람은 평일 이른 오후 한산한 시간대를 고르는 편이 낫다. 반대로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뒤지는 과정 자체를 즐기는 사람, 레트로·빈티지 아이템을 찾는 사람에게는 서울에서 손꼽히는 사냥터다.
방문 전 확인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숭인동 102-8 (도로명 난계로 243)
- 운영시간
- 공식 안내는 연중무휴. 실제로는 평일 오후에 부분적으로 열리고 주말에 종일 장이 서며, 인파는 정오 무렵부터 몰린다
- 휴무일
- 공식적으로 연중무휴(서울시 안내 기준). 다만 노점 구성상 매체·시기별로 편차가 있어 방문 전 최신 후기 확인 권장
- 요금
- 무료 (노상 시장, 별도 입장료 없음. 물품 구매비는 개별 결제)
- 전화
- 02-120 (서울시 다산콜센터)
- 공식 홈페이지
- https://korean.visitseoul.net/shopping/동묘-벼룩시장-KR_/9648
- 대중교통
- 지하철 1·6호선 동묘앞역 3번 출구에서 약 61m, 도보 1분 거리에 시장 초입이 있으며 노점은 청계천 방향으로 약 303m 이어진다
- 주차
- 동묘공원 인근 공영주차장(시간제 유료) 이용 가능. 주말·공휴일 낮 12시~오후 6시는 차 없는 거리로 차량 진입 제한
- 소요시간
- 약 1~2시간(노점 구간 약 303m 기준)
- 접근성
- 노상 시장 특성상 인파가 몰리는 시간대에는 유모차·휠체어 이동 폭이 좁아질 수 있음. 별도의 외국어 안내판은 확인되지 않음
위 정보는 작성 시점 기준입니다. 방문 전 공식 안내를 다시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