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 NOW] '존버'가 답? 7년차 엔하이픈→9년차 에이티즈, 뒤늦게 빛 본 이유

2026년 9월 10일 504 views 출처: 헤럴드뮤즈 KOTourLive 에디터팀 번역·검수

최근 연이어 ‘커리어 하이’를 찍은 에이티즈, 엔하이픈의 배경은 무엇일까. 뜻밖의 바이럴이 새로운 ‘입덕’을 부르며, K팝 시장의 흐름이 ‘단타’보다 ‘장투’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KPOP NOW] '존버'가 답? 7년차 엔하이픈→9년차 에이티즈, 뒤늦게 빛 본 이유

[헤럴드뮤즈=박서현 기자] 결국 아이돌 시장도 ‘존버’가 답인가. 7년차 엔하이픈부터 9년차 에이티즈까지, 최근 케이팝 고연차 보이그룹들이 연이어 커리어 정점을 기록하고 있다. ‘장기전’ 끝에 빛을 보게 된 이들 성장세의 배경에는 무엇이 있을까.

엔하이픈은 최근 발매한 미니 8집 ‘더 신 : 블리스(THE SIN : BLISS)’를 통해 ‘빌보드 200’ 최신 차트(9월 5일 자) 정상에 올랐다. K팝 보이그룹 역사상 ‘빌보드 200’ 1위를 기록한 팀은 엔하이픈을 포함해 여섯 팀뿐이다.

엔하이픈은 한터차트 기준 209만 장이 넘는 초동 판매량을 기록하며 팀 통산 다섯 번째 더블 밀리언셀러 앨범을 추가했다. 여기에 빌보드 재팬 주요 차트 2관왕, 오리콘 차트 3개 부문 정상, 음악방송 6관왕까지 달성했다. 이 역시 엔하이픈 자체 최다 기록이다.

해외에서 꾸준히 사랑받아온 엔하이픈은 이번 활동을 통해 빌보드 성과와 함께 국내 음악방송 성적까지 거두며 존재감을 넓혔다. 최근에는 신라면세점의 새 얼굴로도 발탁되며 높아진 국내외 인지도를 입증했다.

특히 이번 성과가 주목받는 이유는 엔하이픈이 7년차에 접어든 데다, 멤버 희승의 탈퇴라는 변화를 겪은 직후 거둔 성과라는 점이다.

에이티즈 역시 해외에서는 이미 강한 존재감을 보여왔다. 이들은 올해까지 ‘빌보드 200’ 차트 정상에 3차례 오르고 ‘코첼라’ ‘서머소닉’ 등 대형 해외 페스티벌 무대에 서며 글로벌 시장에서 K팝 대표 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앨범 역시 2022년 발매한 ‘THE WORLD EP.1 : MOVEMENT’로 누적 100만 장을 돌파했지만, 국내 음원차트에서는 좀처럼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런 에이티즈가 지난 6월 발매한 열네 번째 미니앨범 ‘GOLDEN HOUR : Part.5’의 타이틀곡 ‘BAD’로 오랜 설움을 털어냈다. ‘BAD’는 국내 음원차트 멜론에서 10일 오전 기준 톱100 7위를 유지 중이며, 발매 두 달이 넘은 시점에도 롱런을 이어가고 있다.

데뷔 9년차가 된 에이티즈에게 이런 ‘기적’이 일어난 배경을 살펴보면, 엔하이픈과의 공통점으로 ‘바이럴’이 꼽힌다.

심재걸 대중문화평론가는 “바이럴은 대중이 아티스트를 새롭게 발견하게 만드는 강력한 요소 중 하나”라며 “짧은 영상 하나가 특별한 설명 없이 직관적 흥미를 유발하며 입구로 유도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고 분석했다.

예상치 못한 바이럴, 새로운 ‘입덕문’이 되다

엔하이픈은 지난 4월 멤버 희승(에반)의 탈퇴 선언으로 큰 변화를 겪었다. 희승이 팀 내 메인보컬이자 인기 멤버였던 만큼 그의 이탈은 위기로 점쳐졌지만, 결과적으로는 기회가 됐다. 6인조로 재정비된 엔하이픈은 희승이 팀을 떠난 후 처음 진행한 월드투어 ‘ENHYPEN WORLD TOUR ‘BLOOD SAGA’’에서 완성도 높은 라이브와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건재함을 증명했다. 투어는 내년 3월 베를린과 런던 추가 회차까지 확정됐다.

엔하이픈은 희승의 탈퇴를 부정하는 일부 해외 팬들의 여론에도 단호하게 대처했다. 라이브 방송을 통해 정면돌파에 나선 리더 정원의 모습은 큰 화제를 모았고, 이 같은 순간들이 숏폼 콘텐츠로 제작돼 SNS를 타고 퍼지면서 새로운 팬 유입으로 이어졌다.

에이티즈 역시 ‘바이럴’ 효과를 톡톡히 봤다. 2024년 11월 ‘아이스 온 마이 티스’ 활동 당시 멤버 최산이 ‘북부대공’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국내 인지도를 조금씩 쌓아가던 가운데, ‘BAD’를 통해 본격적인 바이럴을 만들어냈다. 특히 민소매 의상을 입은 최산의 강렬한 퍼포먼스가 SNS를 중심으로 화제를 모으며 곡 자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최산의 ‘BAD’ 직캠은 10초 남짓한 짧은 영상으로 편집돼 이른바 ‘다 죽자 파트’로 공유됐고, 이를 활용한 패러디와 리액션 영상까지 쏟아지며 화제성을 키웠다. 이는 해외에서 이미 자리 잡은 에이티즈가 국내 음원차트에서도 상승세를 만드는 시작점이 됐다.

바이럴보다 중요한 것은? ‘꾸준함’이 만든 저력

다만 바이럴 자체가 성공의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심재걸 문화평론가는 두 팀의 장기적인 성과를 두고 “연차 앞에 붙은 숫자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며 “꾸준히 쌓아온 앨범과 공연, 점점 두터워진 그룹의 서사, 팀을 지탱하는 팬덤이 오랜 시간이 흘러도 건재한 이유가 명확했다”고 분석했다.

엔하이픈과 에이티즈는 오랜 시간 자신들만의 색깔과 정체성을 구축해온 팀이다. 엔하이픈은 데뷔 초부터 이어온 뱀파이어 세계관을 중심으로 독특한 팀 색깔을 만들어왔고, 에이티즈는 강렬한 퍼포먼스와 섹시미를 겸비한 힙합적 색깔을 꾸준히 유지해왔다. 대중성만을 좇기보다 자신들만의 음악을 이어온 결과라는 평가다.

예상치 못한 바이럴은 두 팀을 처음 접하는 새로운 팬들에게 하나의 ‘입덕문’이 됐고, 기존 팬덤에 새로운 팬들이 더해지면서 상승세가 실제 성과로 이어졌다.

이처럼 두 팀의 사례는 단순히 한 번의 바이럴을 넘어, 오랜 시간 쌓아온 팀의 색깔과 팬덤이 새로운 관심과 만나 또 한 번의 상승세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특히 과거에는 아이돌 그룹에게 ‘마의 7년’이라는 말이 따라붙을 정도로 장기 활동 자체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데뷔 연차가 높은 그룹들이 기존 색깔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방식으로 팬을 확장하며 또 다른 전성기를 만들어가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심재걸 평론가는 “이제는 시작 단계부터 긴 호흡을 가지고 활동 로드맵을 수립하는 추세”라며 “단기간 승부를 보겠다는 식으로 의미 없는 자극에만 매달리는 사례가 확연히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흐름이 계속된다면 콘텐츠의 질적·양적 가치가 더욱 향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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