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를 말할 때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

하루키를 말할 때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

3/27/2026 ~ 8/2/2026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 3.9/5
Updated: 2026년 6월 22일
평점: (3.9)

하루키의 소설을 한 권이라도 읽어본 사람이라면, 강남 한복판에 그의 세계가 통째로 옮겨졌다는 말에 귀가 솔깃할 거예요. 저는 《해변의 카프카》와 《1Q84》를 닳도록 읽은 독자라 망설임 없이 표를 끊었는데, 막상 다녀와 보니 "하루키 팬"이 아니어도 충분히 빠져들 만한 전시였어요.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 개관 1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기획전으로, 2026년 3월 27일부터 8월 2일까지 강남구 언주로133길 11에서 열려요. 무라카미 하루키의 문학 세계뿐 아니라 그의 취향과 삶의 태도까지 함께 펼쳐 놓은 자리라, 책을 안 읽었어도 한 사람의 인생을 산책하듯 둘러볼 수 있거든요.

고양이를 따라 걷는, 하루키의 방 한 칸 한 칸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는 안내자가 사람이 아니라 고양이예요. 이름 없는 고양이가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관람객을 이끄는데, 하루키에게 고양이가 늘 삶의 안과 밖을 오가는 동반자였던 걸 떠올리면 이 설정이 꽤 의미심장하게 다가와요. 가장 인상 깊었던 건 1974년 하루키가 직접 운영했던 재즈 카페 '피터 캣'에서 쓰던 LP들을 비롯한 소장품과 그가 그린 드로잉이었어요. 와세다대학교 국제문학관(무라카미 하루키 라이브러리)과 협력해 그가 기증한 소장품을 국내 최초로 공개한 거라, 그의 글에서 흘러나오던 재즈가 실제로 어떤 음반이었는지 눈으로 확인하는 기분이 묘했어요. 오랜 작업 동반자였던 일러스트레이터 안자이 미즈마루(1942~2014)의 원화 200여 점도 국내에서 처음 공개됐는데, 두 사람이 주고받은 그림과 일화를 따라가다 보면 하루키 세계의 시각적 뿌리가 보이더라고요.

하루키 전시 전경

장기하부터 셰프까지, 같은 작가를 사랑한 사람들

이 전시가 단순한 작가 회고전과 다른 지점이 여기예요. 하루키에게서 각자의 의미를 발견한 인물 9인의 이야기가 함께 펼쳐지거든요. 뮤지션 장기하, 셰프 조광효, 위스키 칼럼니스트 정보연 같은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자신의 애장품과 자필 메시지로 "나에게 하루키란"을 풀어 놓는데, 같은 작가를 두고 이렇게 다른 결의 애정이 겹겹이 쌓이는 광경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었어요. 한국 현대미술 작가 강애란, 김찬송, 순이지, 이원우, 한경우 등의 작품도 하루키의 철학을 동시대 감각으로 변주해 놓아서, 문학 전시인데도 미술관에 온 듯한 밀도가 있었어요. 하루키의 재즈 킷사를 재현한 리스닝 룸에서는 잠깐 앉아 음악만 듣다 가도 좋아요.

하루키를 말할 때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 전시 포스터

외국인 여행자의 하루 — 예매부터 귀가까지

가기 전에 가장 먼저 할 일은 티켓 예매예요. 입장료는 성인 2만 원, 아동·청소년 1만 6천 원이고, 플랫폼엘 공식 홈페이지와 NOL 티켓에서 예매할 수 있어요. 저는 평일 오후에 갔더니 현장에서도 무리 없이 들어갈 수 있었지만, 주말이나 막바지에는 사람이 몰릴 수 있으니 온라인으로 미리 끊어 두는 편이 마음 편해요. 운영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저녁 8시까지이고 월요일은 휴관이라 요일을 꼭 확인하세요. 결제는 카드와 모바일페이가 일반적이라 외국 카드로도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찾아가는 길도 어렵지 않아요. 분당선 한티역이나 지하철로 선릉·강남 쪽에서 접근하면 도보권이고, 주소(언주로133길 11)를 지도 앱에 찍어서 가는 게 가장 정확해요. 강남 한복판이라 길 자체는 깔끔하고, 전시를 보고 나오면 근처에 카페와 식당이 많아 저녁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졌어요. 한 가지 알아 두면 좋은 건, 플랫폼엘은 전시관 사이를 이동할 때 잠시 건물 밖으로 나가 중정을 지나는 구조라는 점이에요. 비 오는 날엔 약간 번거로울 수 있지만, 저는 오히려 그 짧은 바깥공기가 전시 사이의 환기처럼 느껴져서 좋았어요. 영어 안내가 모든 작품에 빠짐없이 붙어 있다고 단정하긴 어려우니, 하루키 작품을 한두 권 알고 가면 훨씬 풍성하게 읽혀요.

강애란 작품 The Towering of Intelligence

미리 알면 좋은 점

관람 동선이 꽤 길고 읽을거리·들을거리가 많아서 시간을 넉넉히 잡는 게 좋아요. 저는 두 시간 가까이 머물렀는데도 리스닝 룸에 더 앉아 있고 싶어서 아쉬웠거든요. 4개월간 이어지는 전시 기간 동안 러닝 세션이나 연계 강연 같은 프로그램도 함께 열리니, 관심 있다면 방문 전에 공식 페이지에서 일정을 확인해 보세요. 정리하자면 챙기면 좋은 건 이 정도예요.

  • 예매: 공식 홈페이지·NOL 티켓에서 사전 구매 권장(주말·막바지 혼잡 대비)
  • 요일: 월요일 휴관, 운영 11:00~20:00
  • 복장: 동선이 길고 건물 사이 중정을 지나니 편한 신발, 우천 시 우산
  • 시간: 리스닝 룸·전시 텍스트가 많아 최소 1시간 30분~2시간

그래서 누구에게 추천하냐면

하루키의 문장에 한 번이라도 마음이 흔들려 본 사람, 그리고 책은 안 읽었어도 음악·미술·취향이 한 사람의 인생으로 엮이는 전시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강력히 추천해요. 전시장을 나설 때 남는 게 하루키의 세계일 수도, 그 사이 떠오른 나만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는 게 이 전시의 가장 다정한 점이었어요. 서울 여행 중 조용히 사유하는 반나절을 보내고 싶다면, 강남의 이 아트센터를 일정에 넣어 두세요.

항목점수근거
언어 접근성3.0전시 텍스트 비중이 큰데 영어 안내 범위는 확인 정보 제한적, 작품 사전 지식 있으면 유리
교통 접근성4.0강남 도심·지하철 도보권, 지도 앱으로 주소 검색 시 찾기 쉬움
외국인 편의시설3.5카드·모바일페이 결제 가능, 도심 실내 전시라 기본 편의는 무난
지역 문화 체험4.5와세다 소장품·안자이 미즈마루 원화 국내 최초 공개 등 희소성 높은 문화 경험
가성비4.0성인 2만 원에 소장품·현대미술·리스닝 룸·연계 프로그램까지 밀도 높음
청결/안전4.52016년 개관한 도심 아트센터로 실내 관람 환경 쾌적
먹거리/편의시설4.0강남 한복판이라 주변 카페·식당 풍부, 관람 전후 동선 잇기 좋음

축제 상세 정보

  • 축제 기간
    3/27/2026 ~ 8/2/2026
  • 축제 장소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
  • 운영 시간
    매일 11:00 - 20:00 (입장마감 19:00)
  • 이용 요금
    성인(만18세 이상) 20,000원 아동,청소년(만13세 이상) 16,000원 36개월 미만: 무료
  • 태그
    인터파크 티켓 공연예매 하루키 이야기(에세이/담론) 티켓정보

지번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논현동 85-11
도로명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언주로133길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