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아래 붉은 벽돌집, 파사드부터 심상치 않았다
회현역에서 언덕을 조금 오르다 보면 붉은 벽돌 건물 하나가 나타나요. 피크닉(piknic)이라는 복합문화공간인데, 이번에 이 건물 전면에 동화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토속적인 형상들이 잔뜩 붙어 있어서 멀리서도 "아, 저기구나" 싶었어요. 헬싱키 기반 디자인 스튜디오 콤파니(COMPANY)의 개인전 〈COMPANY World Affair — 온 세상 만들기의 비밀을 찾아서〉가 열리는 곳이거든요. 콤파니는 한국인 아무 송(Aamu Song)과 핀란드인 요한 올린(Johan Olin)이 2000년에 만든 디자이너 듀오예요. 아르텍, 마리메꼬, 에르메스 같은 브랜드와 협업해 온 스튜디오인데, 정작 두 사람이 20년간 매달려 온 건 세계 곳곳 작은 마을의 장인들을 직접 찾아가 함께 물건을 만드는 '시크릿 프로젝트'였어요.
이 전시가 특별한 건, 흔한 디자인 회고전처럼 시대순·시리즈별로 정리해 놓지 않았다는 점이에요. 러시아, 멕시코, 일본, 페루, 파키스탄, 인도, 그리고 한국까지 이들이 떠났던 여정을 따라가며 물건 하나하나에 담긴 사람 이야기를 듣는 구성이더라고요. 러시아에서 온 약 270개의 마트료시카가 한 방 가득 펼쳐진 설치, 작가가 직접 그린 벽화, 수화기를 들면 프로젝트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전화기까지. 전시는 2026년 4월 3일부터 9월 6일까지, 월요일 휴관으로 운영해요.

표는 미리, 신발은 편하게 — 외국인 여행자의 하루 동선
가장 먼저 챙길 건 티켓이에요. 성인 15,000원이고, 저는 네이버 예약으로 미리 끊고 갔어요. 29CM나 카카오에서도 예매할 수 있어요. 붐비는 주말 오후엔 입장 대기가 생기니 시간대를 정해 예매해 두는 편이 마음 편하더라고요.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입장 마감은 오후 5시예요. 여유롭게 다 보려면 오전이나 이른 오후를 추천해요.
가는 길은 어렵지 않아요. 지하철 4호선 회현역에서 내려 4번 출구로 나온 뒤 왼쪽 길로 언덕 끝까지 직진하다가 다시 왼쪽으로 꺾으면 정문이 나와요. 도보로 3분 정도라고 하지만 오르막이라 체감은 조금 더 길고, 그래서 운동화가 편해요. 3번 출구로 나와도 되고요. 발렛 주차도 되지만 도심 언덕이라 저는 대중교통을 강력 추천해요.
건물은 아래층이 전시, 위층이 카페와 식음 공간으로 나뉘어 있어요. 전시를 다 보고 위로 올라가면 원 테이블 카페와 60여 종의 와인을 갖춘 와인 바, 프렌치 다이닝까지 이어지는 구조라 반나절 코스로 잡기 딱 좋아요. 입장할 때 굳이 현금을 준비할 필요는 없었어요. 예매도 결제도 앱과 카드로 다 됐거든요.

영천 목탁 소리와 옥상의 '휴먼 버드'
이번 전시에서 한국 관람객이 특히 반가워할 지점은 한국 장인들과 협업한 신작 세 점이 처음 공개된다는 거예요. 그중 경북 영천에서 3대째 가업을 잇는 장인과 함께 만든 목탁은 실제로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설치돼 있어서, 눈으로만 보는 전시가 아니라 소리로도 남아요. 그 앞에 서 있으면 나무를 깎아 온 시간이 소리로 울리는 느낌이라 한참 서 있었어요.
긴 곡선형 테이블 위에는 세계 각지에서 온 오브제들이 늘어서 있어요. 핀란드 전통 펠트 신발에 어린 시절 기억을 얹은 '댄스 슈즈', 파키스탄의 목조각, 멕시코 공예에서 영감을 받은 '생명의 나무', 일본 고케시 인형에서 비롯된 조각까지. 물건마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다정한 사연이 붙어 있어서, 설명을 읽는 재미가 컸어요. 동선의 끝, 4층 옥상에는 '휴먼 버드'라는 작품이 놓여 있어요. 소임을 다한 뒤 다음 사람을 위해 자리를 비워 주는 존재를 형상화한 거라는데, 옥상에서 남산 쪽 풍경과 함께 보니 전시를 마무리하기에 이보다 좋은 자리가 없더라고요.

미리 알면 덜 헤매는 것들
영어가 아주 촘촘하게 안내되는 전시는 아니에요. 다만 콤파니 자체가 핀란드·한국을 오가는 국제적인 팀이라 주요 설명은 영문이 병기돼 있고, 작품이 워낙 형상과 이야기 중심이라 언어를 몰라도 눈과 감각으로 따라가기 좋은 편이에요. 그래도 각 물건의 사연을 더 깊이 알고 싶다면 번역 앱을 하나 깔아 가면 훨씬 풍성해져요.
실용적인 팁 몇 가지를 정리하면 이래요.
- 티켓: 네이버 예약·29CM·카카오에서 사전 예매 가능, 성인 15,000원. 주말 오후는 예매 권장
- 휴관: 매주 월요일. 헛걸음하지 않게 요일을 꼭 확인
- 편의시설: 본관 1층에 물품보관함, 우산보관함, 수유실이 있어 짐과 우산 맡기기 편함
- 복장: 언덕길이라 편한 신발, 옥상 관람이 있으니 날씨 대비 겉옷
당일 운영 시간이나 프로그램 변동이 궁금하면 공식 페이지에서 한 번 더 확인하고 출발하는 걸 추천해요.
이런 사람에게 권하고 싶어요
빠르게 소비되고 잊히는 물건들 사이에서, 사람 손으로 만든 것들의 시간을 천천히 되짚어 보고 싶은 사람에게 딱 맞는 전시예요. 디자인·공예에 관심 있는 여행자, 남산 근처에서 반나절 조용히 보내고 싶은 분이라면 후회하지 않을 거예요. 전시를 보고 옥상에서 바람을 쐰 뒤 와인 한 잔으로 마무리하면, 서울에서의 하루가 오래 기억에 남을 거예요.
| 항목 | 점수 | 근거 |
|---|---|---|
| 언어 접근성 | 3.5 | 주요 설명 영문 병기, 형상·이야기 중심이라 언어 없이도 감상 가능하나 상세 해설은 제한적 |
| 교통 접근성 | 4.5 | 4호선 회현역 4번 출구 도보 3분, 다수 버스 노선 정차 |
| 외국인 편의시설 | 3.5 | 물품·우산보관함, 수유실 등 기본 시설 구비, 전용 외국어 서비스는 확인 정보 제한적 |
| 지역 문화 체험 | 4.5 | 영천 목탁 등 한국 장인 신작과 세계 장인 협업을 한자리에서 경험 |
| 가성비 | 4.0 | 성인 15,000원으로 대형 설치·옥상 작품까지 반나절 관람 가능 |
| 청결/안전 | 4.0 | 정비된 복합문화공간, 실내 위주 동선으로 관람 환경 쾌적 |
| 먹거리/편의시설 | 4.0 | 같은 건물에 카페·와인바·프렌치 다이닝이 이어져 관람 후 연계 편리 |
축제 상세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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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기간4/3/2026 ~ 9/6/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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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장소피크닉 pikn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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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 시간화-일 10:00–18:00 (입장 마감 17:00), 월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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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 요금전시 티켓: 성인 15,000원, 어린이/청소년 10,000원 + 예술인 패스 제시 시 현장 결제 20% 할인 + 복지 카드 제시 시 현장 결제 20% 할인 + 현대카드로 현장 결제 시 20% 할인 + 문화누리카드 현장 결제 가능 + 모든 할인 혜택은 중복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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