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영화의거리 — 고사동 오거리 극장가에서 태어난 700m 필름 로드
전주영화의거리는 전북 전주시 완산구 고사동 오거리 극장가를 따라 조성된 약 700m 거리로, 2000년 전주국제영화제 출범을 계기로 붉은색과 필름 모양으로 도로를 포장하며 탄생했다. 평소에는 CGV·메가박스 같은 상업 극장과 카페·상점이 늘어선 번화가이지만, 매년 5월 전주국제영화제 기간에는 붉은 현수막과 대형 포스터로 뒤덮인 축제 공간으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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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동 오거리 극장가, 1990년대 구도심 위기 속에서 다시 태어나다
1990년대 한국의 오래된 지방도시들은 구도심 황폐화의 위기에 처했다. 지자체마다 신도시 건설에 집중하면서 구도심은 쇠퇴하고 신도시만 성장하는 불균형이 심해졌고, 전주의 구도심 역시 그 흐름을 피하지 못했다. 2000년 처음 막을 올린 전주국제영화제는 이 정체된 구도심에 새 동력을 불어넣는 통로가 됐다.
영화제를 앞두고 전주시는 극장이 밀집돼 있던 고사동 오거리 일대 구도심에 영화의 거리를 조성했다. 길이 약 700m에 이르는 이 도로는 전주국제영화제의 상징색인 붉은색과 필름 모양으로 포장되었고, 도로 한가운데에는 영화제 로고가 새겨졌으며 가로등까지 영화제의 격에 맞춰 새로 설치됐다. 활기를 되찾은 거리는 관광객을 불러들이며 스스로 동력을 만들어 갔다.


'풍패지관' 객사에서 이어지는 길 — 객사길과 영화의거리
영화의거리는 객사길과 한 구역으로 연결돼 있다. 객사길 입구에는 '풍패지관'이라는 문화재가 있는데, 객사는 조선시대에 왕명으로 벼슬아치를 묵게 한 관사였다. 전주의 객사가 '풍패지관'이라 불린 이유는 '풍패'가 원래 전한을 세운 한고조 유방의 고향 지명이었다가 후대에 왕조의 발상지를 뜻하는 말로 확장되었기 때문으로, 전주 이씨인 이성계의 고향을 가리키는 이름이 붙은 것이다. 지금 이 일대는 전주 시민들의 쉼터이자 상권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으며, 그 안쪽에 영화의거리가 자리해 매년 전주국제영화제가 열린다.
객사길 상권은 부침을 겪었다. 2000년대 중후반 전북도청을 비롯한 여러 기관이 서부신시가지로 옮겨가면서 구도심 전체와 함께 크게 쇠퇴했지만, 2010년대 중후반 전주시의 관광지로서 재도약이 시작됐고 2017년을 전후로 임대료가 저렴하면서 구도심과 가까운 이 지역에 청년 상인들이 식당을 열기 시작하며 다시 번화가로 발돋움했다.
전국 최대 극장 밀집지 — 1950~60년대 충무로와 나란했던 영화도시
전주가 '영화 도시'라는 별칭을 얻은 배경에는 실질적인 산업사가 있다. 이 지역은 전국 최대 극장 밀집지라는 장소적 특성과 1950년대 영화산업의 중심지였다는 역사성을 함께 가지고 있으며, 1950~60년대에는 서울 충무로와 함께 영화가 실제로 제작되던 도시였다. 전주시는 팔달로와 대동길, 충경로 사이 오거리의 영화의 탑부터 전주영화제작소를 가로지르는 구간을 '영화의거리'로 공식 명명했다.
거리 입구에는 '전주영화비'가 세워져 있다. 제1회 전주국제영화제 개최를 앞둔 시점에 전주의 문화예술인들이 1950~60년대 영화 제작 역사를 기리기 위해 영화탑 건립을 추진한 결과물이다. 옛 전주극장 자리부터 영화 제작사, 대형 멀티플렉스까지 한 거리에 공존하는 것은 이 지역이 실제로 극장가였다는 사실에서 비롯한다.
매년 5월, 열흘 남짓 거리를 붉게 물들이는 전주국제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JIFF)는 도시계획 전문가였던 장명수 전북대학교 총장의 제안으로 논의가 시작되어 2000년 4월 28일부터 5월 4일까지 7일간 첫 회를 열었다. 21개국 184편이 초청됐고 개막작은 홍상수 감독의 <오! 수정>이었다. 초대 프로그래머는 정성일·김소영 평론가로, 당시로서는 생소했던 '디지털영화'·'대안영화'·'독립영화'라는 정체성의 기초를 다졌다.
2024년 제25회 영화제는 5월 1일부터 10일까지 열렸으며, 화려한 개막식을 시작으로 영화의거리 일대와 팔복예술공장에서 전시·상영·이벤트가 함께 진행됐다. 대표 전시인 '100 Films 100 Posters'는 그해 상영작 100편을 100명의 그래픽 디자이너가 포스터로 제작해 선보이는 기획으로, 큐레이션 토크와 디자인 토크도 함께 열렸다. 영화제의 대표 부대행사인 '골목상영'은 영화의거리와 한옥마을 일대를 무대로 삼아 지역 특색 있는 공간에서 야외 상영을 진행하며, 가치봄(배리어프리) 단편영화도 상영작에 포함된다.



극장 순례 — CGV 전주고사부터 98석 단관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까지
거리 안에는 CGV전주고사, 메가박스 전주객사 같은 상업 멀티플렉스와 함께 옛 극장 건물, 영화 제작 관련 사무실이 뒤섞여 있다. 전주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가 운영하는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은 2009년 5월 19일 옛 완산보건소 자리에 지어진 전주영화제작소 건물 4층에 문을 열었으며, 98석(장애인석 2석 포함) 규모의 단관으로 매주 월요일이 정기 휴관일이고 영화제 기간에는 일반 상영이 중단된다.
관람료는 일반 7,000원, 후원회원 및 10인 이상 단체 6,000원, 경로·어린이·청소년·국가유공자·장애인 등 할인대상자는 5,000원이며 중복 할인은 적용되지 않는다. 지역 멀티플렉스인 조이앤시네마와 전주시네마타운은 성인 기준 각각 8,000원, 7,000원 수준의 관람료가 알려져 있다(2024년 방문 후기 기준). 고사동 340-1번지에는 2026년 완공을 목표로 '전주 독립영화의 집'이 들어서고 있는데, 국비 195억 원을 포함한 총사업비 720억 원이 투입돼 연면적 1만3702㎡,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로 독립영화 전용 상영관 3개관과 후반 제작시설, 야외광장, 라키비움(도서관·기록관·박물관 결합 공간) 등을 갖추게 된다.

찾아가는 법 — 전주고속버스터미널·전주역에서
전주영화의거리는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완산구 전주객사4길 44-31 일대, 고사동 오거리를 중심으로 한 원도심 구간에 자리한다. 전주고속버스터미널에서는 택시 승차장 맞은편 정류장에서 5-1번, 또는 터미널 정문 앞 정류장에서 79번 시내버스를 타면 한옥마을 방면으로 이동하면서 도보로 거리까지 닿을 수 있다.
전주역을 이용한다면 전주역·전주고속버스터미널·전주시외버스공용터미널·중앙시장·전동성당과 한옥마을을 잇는 999번 등 시내버스 노선으로 접근할 수 있다. 영화의거리는 객사길·중앙시장·한옥마을과 모두 도보로 연결되는 원도심 권역 안에 있어 도청이 있던 시절부터 이어진 전주 구도심의 중심축 역할을 한다.
주차와 무장애 관광 정보
차량으로 방문한다면 고사동 전주영화제작소 공영주차장(전주객사3길 12-5)을 비롯한 인근 공영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CGV전주고사와 메가박스 전주객사의 극장 건물 주차장은 당일 영화 티켓을 소지한 경우 3시간까지 무료로 적용되며, 전주국제영화제 기간에는 한 회차 이상 관람해도 3시간을 넘는 무료 적용은 되지 않는다는 점을 영화제 측이 공지하고 있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열린관광지 무장애 관광정보에 따르면 이 일대는 장애인 화장실과 장애인용 엘리베이터,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을 갖췄고 주출입구에 단차가 없으며 저상버스 접근이 가능하다. 휠체어와 유모차 대여 서비스, 시각·청각장애인 편의서비스도 제공되는 것으로 안내된다.
함께 묶어 걷기 좋은 원도심 코스 — 객사길과 남부시장 야시장
전주 원도심의 대표 쇼핑거리인 객사길과 전주국제영화제가 열리는 영화의거리는 사실상 하나로 연결된 구역이다. 객사길에는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건물들 사이로 다양한 상점과 아기자기한 카페가 늘어서 있어 영화의거리를 걷다가 자연스럽게 이어 걷기 좋다.
조금 더 걸으면 닿는 남부시장 한옥마을 야시장은 매주 금·토요일에만 열리며 하절기에는 18:00~24:00, 동절기에는 17:00~22:00까지 운영된다. 길이 250m의 시장 통로에 이동 판매대 45개가 늘어서고 이 중 31개가 먹거리 판매대이며, 주말 하루 평균 방문객은 8,000~9,000명에 이른다. 아케이드 시설이 갖춰져 있어 궂은 날씨에도 운영된다.


언제 가면 좋고, 누구에게는 맞지 않을까
매년 4월 말에서 5월 초 열흘 안팎 이어지는 전주국제영화제 기간에 방문하면 거리 전체가 붉은 현수막과 사람 키를 훌쩍 넘는 대형 포스터 포토존으로 채워지고, 축제 기간에만 설치되는 '전주돔'에서 독립영화를 감상하거나 수공예품·굿즈 부스를 구경할 수 있다. 반면 평소의 영화의거리는 유명 브랜드숍과 맛집, 카페들이 늘어선 평범한 도심 번화가에 가깝다.
기와지붕과 한옥 골목의 고즈넉한 정취를 기대한다면 도보권인 한옥마을 쪽이 더 맞고, 이 거리는 극장가·쇼핑가로서의 성격이 강하다는 점을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영화제 기간에는 인파가 몰려 극장 주차장이 금방 만차가 되고 개막식이 열리는 날에는 인근 공연장 주차장 사용이 아예 제한되기도 하므로, 이 시기에는 대중교통 이용이 권장된다.
방문 전 확인
- 주소
-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완산구 전주객사4길 44-31 (고사동 오거리~전주영화제작소 일대, 약 700m 구간)
- 운영시간
- 거리 자체는 상시 개방(별도 운영시간 없음). 부속 시설인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은 상영 시간표에 따라 운영되며 매주 월요일 정기휴관
- 휴무일
- 거리는 연중무휴.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은 매주 월요일 휴관, 전주국제영화제 기간에는 일반 상영 중단
- 요금
- 거리 통행 무료.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일반 7,000원 / 후원회원·10인 이상 단체 6,000원 / 경로·어린이·청소년·국가유공자·장애인 5,000원(중복할인 불가)
- 공식 홈페이지
- https://tour.jeonju.go.kr
- 대중교통
- 전주고속버스터미널에서 5-1번(택시승차장 맞은편 정류장) 또는 79번(터미널 정문 앞 정류장) 시내버스로 한옥마을 방면 이동 후 도보. 전주역에서는 999번 등 전주역~고속버스터미널~중앙시장~전동성당·한옥마을 경유 노선 이용 가능
- 주차
- 고사동 전주영화제작소 공영주차장(전주객사3길 12-5) 등 인근 공영주차장 이용 가능. CGV전주고사·메가박스 전주객사는 당일 영화 티켓 소지 시 3시간 무료 주차 제공(이후 유료)
- 소요시간
- 거리만 둘러보면 도보 30분~1시간, 극장 관람을 포함하면 2~3시간 이상
- 접근성
- 열린관광지 무장애 관광정보 기준 장애인 화장실·엘리베이터·전용 주차구역 있음, 주출입구 단차 없음, 저상버스 접근 가능, 휠체어·유모차 대여 가능, 시각·청각장애인 편의서비스 제공
위 정보는 작성 시점 기준입니다. 방문 전 공식 안내를 다시 확인하세요.